[편집자주] '구글 갑질 방지법'은 국내외 게임 개발사에게 가장 핫한 이슈다. 이 법의 핵심은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다. 이번 구글 방지법 통과로 10월 1일부터 적용 예정인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와 30% 수수료 정책은 국내에서 힘을 잃게 됐고, 마켓 생태계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향후 구글과 애플이 인앱결제 의무화가 아닌 게임사 자체결제를 허용한다면 과연 국내 게임사는 마켓의 눈치를 보지 않고 움직일지, 그렇다면 언떤 결제수단을 가지고갈지의 문제가 남는다.
이에 게임와이는 9월 27일부터 10월 6일까지 상위 게임사 10곳을 대상으로 국회를 최종 통과한 일명 '구글 갑질 방지법'이라 불리는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자사 앱에서의 결제) 강제 정책을 막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관련, 향후 어떻게 대응해갈 것인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무기명으로 진행됐고, 6개사로부터 답변이 돌아왔다.
◇ 구글ㆍ애플, 2021 국정감사에서 "국내법 지키겠다. 정책 변경" 약속
지난 9월, 미 연방 법원은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반독점 소송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줬으나, "인앱 결제 외에 다른 결제로 연결되는 링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어 지난 5일, 구글과 애플이 한국 국회를 통과한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준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5일 방송통신위원회를 대상으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과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는 의원들의 법 준수여부 질의에 대해 국내법을 지키기 위해 정책 변경을 준비중이라고 답변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이 8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9월 14일 이후로 발효됐다"며 "즉 9월 14일 이후로는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래 의원은 애플 앱스토어 심사지침과 구글 플레이 고객센터의 관련 약관에 아직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 앱스토어 심사지침에는 앱 내 구입 기능을 바로 이용할 수 없는 경우 앱 등록이 제한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근거로 조 의원은 "구글과 애플은 법을 위반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조승래 의원은 "앱 개발자들이 방통위 등에서 안내가 제대로 되고 있지 못하다는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안내를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구글과 애플이 한국 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는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관련 질의를 하는 조승래 의원이어진 일반증인 심문에서도 조 의원은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과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에게 이와 관련해 질의했다. 이에 김 사장은 "한국 법을 준수할 것이고 이와 관련해 향후 더 정확한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윤구 애플 코리아 대표 역시 "한국 법을 준수하기 위해 개정된 법령의 요구사항에 입각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 지 본사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 주 내에 더 정확한 내용의 인앱결제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고, "아직 새 정책이 나오지 않아서 기존 정책이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이며 "애플이 한국 법을 준수한다는 안내를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윤구 애플 코리아 대표◇ 국내 게임사의 선택은 100% '자체결제' 수단 도입, 가격 인하도...
구글과 애플이 한국의 법을지킨다고 약속한 만큼, 마켓 결제 뿐만 아니라 자체 결제 또는 대행 결제가 가능한 상황으로 가는 모양세다. 과연 '구글 갑질 방지법이 국내 게임사에 어떤 미칠 영향'을 미칠까? 게임와이가 자체 조사한 상위권 6개 게임사의 답변은 아래와 같았다.
먼저 구글 갑질 방지법에 대한 사측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설문 답변 대상 게임사는 모두 '긍정적'이라는 답변을 제출했다. 이는 국내 앱 마켓 생태가 추후 발생할 다양한 변수와 관계 없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구글 방지법의 도입에 따라 자체 결제 수단이나 결제 대행 수단을 사용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총 3곳의 게임사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고, 2곳의 게임사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렇다'고 답한 2개의 게임사는 모두 '자체 결제 수단'을 사용할 예정이다.
'아니라'고 답한 게임사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자체 결제 수단의 유지비용'과 '앱 마켓 게임 관련 결제 수수료는 현행 유지가 되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더불어 자체 결제 수단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구글 매출 순위 타격 가능성'과 '해외 시장 진출 문제', '구글의 보복성 심사 가능성'등을 추가적인 이유로 들며 앱 마켓 이용에 대한 방침을 현행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
"자체 결제 수단을 사용했을 때 판매 중인 상품(아이템, 패키지 등)의 가격 인하도 예상해 볼 수 있나?" 라는 질문에는 총 4곳의 게임사가 '그렇다'고 답변했고, 다른 하나의 게임사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표본이 적긴 하지만 시장에 유효한 영향력을 끼치는 대형 개발사들인 점을 고려했을 때, 이용자 입장에서 구글 방지법의 통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구글 갑질 방지법이 추후 게임사에 미칠 영향이 있다고 보는가'에 대한 질문에 4곳의 게임사가 '그렇다'고 답변했고, 다른 2곳의 게임사는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영향이 있다'고 본다는 게임사들은 구체적으로 "결제 방식이 다양해지다 보면 수수료 문제를 포함한 여러 긍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수수료 비용 절감 및 수익 창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생각된다"는 답변을 제출했다.
◇ 자체결제 도입, '다양한 부작용 있을 것' 의견도...
이에 반해 '아니다'라고 답한 게임사 측에서 제출한 답변을 살펴 보면, 공통적으로 '기존 앱 마켓의 접근성과 편의성', '이미 이용자에게 익숙해진 시스템 체계', '(구글, 애플 이용하지 않을 시) 글로벌 진출 경로 난해' 등을 사유로 꼽았다.
더불어 '게임 홍보 수단의 부재 등 굳어진 앱 마켓의 생태', '기존 앱 마켓 사업자가 제공하는 분석 콘솔 등 여러 서비스 사용 불가능'하다는 점과 '결제 대행, 자체 결제 시스템 유지비용 및 사설 데이터 분석 업체 이용 등 추가 비용 발생'의 이유를 들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으로 '구글 갑질 방지법 시행으로 실질적인 영업이익률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세 개의 게임사가 '그렇다'고 답변했고, 두 개의 게임사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렇다'고 답한 게임사측에는 '어느 정도의 영업이익률 증가가 있을 것인가'라는 추가 질문이 전달됐는데, 각 게임사는 "10~20%"정도의 구체적 수치를 제시했고 다른 게임사는 "당장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끝으로 구글 갑질 방지법 시행으로 자체 결제 수단이 도입되면 환불, 보안, 사기 문제, 무분별한 구독 서비스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이에 동의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총 3곳의 게임사가 '그렇다'고 답변했고, 1곳의 게임사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답변을 제출한 게임사 중 일부는 "제시된 항목 외에도 결제 관련 개발사의 책임이 더 늘어남에 따라 이를 처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여러 결제수단이 존재해 유저 문의에 대한 처리 복잡도가 늘어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구글 갑질 방지법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서 "현재 수수료는 플랫폼사가 독점적 지위를 갖는 상황에서 개발사들에게 부담이 되는 수준이다. 단, 앞으로 나올 수 있는 수많은 도전적인 플랫폼에 대해서도 무조건 수수료율만 두고 어디보다 높다 낮다를 판단하며 접근하는 방식은 시장을 건강하게 만드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양한 상황과 이점을 고려함으로써, 국내외의 플랫폼 생태계가 보다 다양하고 건강하게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곳을 의견을 제시한 곳도 존재했다.
◇ 긍정적 '법안'이지만 당장은 큰 변화 없을 것...'부작용' 막을 대안도...
해당 설문에서 '구글 갑질 방지법'은 확실히 긍정적인 법안이고, 이러한 변화는 추후 게임사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다만 기존에 구축되어있는 생태와 이용자에게 익숙한 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 는 의견이 존재한다.
또한 수수료 관련 문제가 해결되면 영업이익률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불어넣을 수 있겠으나 현행 앱 마켓 이용 방침을 유지할 경우 큰 변화는 없을 예정이다. 추가적으로 이러한 시스템의 개선에 따라 게임사에서 판매중인 상품의 가격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주목할 점은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하더라도 당장 가시권에서 체감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환경의 변화가 바뀐 형태로 굳어질 과도기가 필요하고, 이에 따라 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대책의 필요성도 대두된다. 따라서 앞으로 앱 마켓 사업자와 게임사 간 정책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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