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류현진의 패전 요건을 없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6회 폭풍 10득점, 그 중심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있었다. 113kg 거구를 이끌고 도루까지 성공하며 눈길을 끌었다.
게레로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4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토론토의 12-7 역전승을 이끌었다.
하이라이트는 10득점을 몰아친 6회였다. 3-6으로 따라붙은 1사 만루 찬스에서 게레로는 양키스 바뀐 투수 아담 오타비노의 초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주자 2명을 홈에 불러들인 추격의 한 방.
계속된 1사 1,3루에서 놀라운 장면이 나왔다. 후속 루르데스 구리엘 주니어 타석 때 초구에 2루로 스타트를 끊었다. 양키스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가 송구했지만 구리엘이 여유 있게 살았다.
지난해 빅리그 데뷔 후 164경기 만에 기록한 첫 도루였다. 지난해 123경기에서 도루 한 차례를 시도했지만 아웃됐고, 올해는 40경기에서 도루 시도도 없었다. 그런 구리엘이 기습적으로 2루를 훔쳐 양키스 수비를 당황시켰다.
게레로의 단독 판단이 아닌 벤치의 작전이었다. 투수 오타비노의 느린 투구 동작에 사인을 낸 것이다. 경기 후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1루 코치 마크 버진스키에게 게레로가 충분히 2루에 갈 수 있다고 말했는데 게레로가 해냈다”며 “아웃됐다면 내 책임이다. 게레로에겐 그린라이트가 없다. 나와 코치의 거래였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게레로는 키 188cm, 체중 133kg 거구로 느린 선수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시점에서 깜짝 도루를 성공시키며 경기 흐름을 바꿨다. 토론토는 게레로의 도루 이후 동점 적시타를 친 구리엘도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탔고, 트래비스 쇼의 2타점 역전타와 대니 잰슨의 만루 홈런이 폭발하면서 대거 10득점했다.
지난 2010년 9월1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이후 10년 만에 한 이닝 10득점을 몰아친 토론토 타선에 힘입어 5이닝 6피안타(3피홈런) 2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던 류현진의 패전 요건도 지워졌다. 실책 2개 포함 어설픈 수비로 아쉬움을 남긴 토론토 야수진이 화끈한 몰아치기로 만회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