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류지현(49) LG 신임 감독은 트윈스를 대표했던 ‘신바람 야구’를 다시 재현하겠다고 했다. LG팬들이 많이 웃을 수 있게, 즐거울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신바람 야구’는 류지현 감독이 1994년 LG에 입단했을 때 트윈스의 팀 컬러였다. 당시 신인이던 류지현 감독을 비롯해 김재현(해설위원), 서용빈(KT 2군 감독) 등 신인 3총사의 활약이 대단했다.
1994년부터 27년을 트윈스에서만 선수와 코치로 지낸 ‘원클럽맨’ 류지현 감독을 향한 팬심은 대단하다. 그리고 류지현 감독은 그러한 팬심의 무게를 잘 알고 있었다.
19일 잠실구장에서 류지현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다. 행사에 앞서 LG 구단 사무실로 큰 화환이 배달돼 왔다. ‘우유빛깔 우리 감독님 꽃길만 걸으시길, 오빠한테 낚여서 27년째 엘지팬 일동’이라는 사심 가득한 축하 인사말이 달려 있었다.
류지현 감독은 다소 쑥스러운 듯이 "그 오빠가 이제 50이 넘어서, 지금은 오빠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는데(웃음), LG팬 일동으로 돼 있어서 보내주신 분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좋은 기억으로 기억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류지현 감독은 취임식 행사에 앞서 잊지 못할 팬과의 만남이 있었다. LG 열성팬으로 유명한 신계순 할머니가 잠실구장을 찾아왔다. 류 감독은 “연세가 90이 되셨다고 하더라. 그 연세에 직접 오셔서 ‘너무 반갑다. (감독 되기를) 기다렸다’고 하시더라. 그 이상의 표현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신계순 할머니는 LG팬들 사이에서는 유명 인사다. 1990년 LG 창단 후 홈경기를 거의 빼놓지 않고 찾아와 응원했다. 94년 우승을 이끈 ‘신인 3총사’를 특히 좋아했다. 몇 년 전부터는 잠실구장을 자주 찾지는 못하지만, LG 선수단을 응원하는 마음과 애정은 변함이 없다. 지난해 이동현의 은퇴식 때 초대됐고, 이동현과 애틋한 포옹을 하기도 했다.
류지현 감독은 "27년간 몸담은 LG는 내게 숙명이자 가족과도 같은 팀이다. 27년간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이제 그 사랑을 돌려드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최선을 다해서 팬들이 많이 웃을 수 있게, 즐거울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명감’이라는 말도 했다.
LG팬들의 열정은 때로는 지나칠 정도다. 류 감독은 LG 팬들의 사랑과 특별함에 대해 "LG 팬들의 특별함이라고 하면 누구보다 열정적인 팬들이 많다. 애정과 관심이 정말 많다”며 "어떤 분들은 LG팬의 열정이 과하다고 표현하는데,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못했을 때 팬들의 댓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것도 관심이다. 그런 애정이 없었다면 프로야구는 존재 가치가 없다. 지나치다고 생각한 적은 전혀 없다”고 팬심의 무게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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