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디니아에 '평화의 소녀상 '설치 ... 일본 반발 속 현지인 "꼭 지킨다"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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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3 14: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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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섬의 해변 리조트에 설치된

[서울=서울미디어뉴스] 김영미 기자 =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섬의 해변 리조트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의 설치됐다. 이는 독일 베를린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소녀상으로, 세계 곳곳에서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철거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설치 초기부터 일본의 항의로 어려움을 겪었다.

스틴티노 해안에서 열린 제막식에는 현지 정치인들, 여성 단체, 시민 단체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리타 발레벨라 스틴티노 시장과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의 축사에 이어, 현지 합창단이 한국의 민요 '아리랑'을 불렀다. 행사에 참석한 사르디니아 시민들은 이 이사장에게 다가와 손가락으로 약속하며 소녀상을 꼭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전 세계에서 여전히 발생하는 전시 성폭력을 막기 위한 조각상이다. 소녀상 옆에는 '기억의 증언'이라는 제목의 긴 비문이 별도의 정보 게시판으로 설치되어 있다. 비문에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수많은 소녀와 여성을 강제로 성노예로 삼았다는 내용과 일본 정부가 위안부의 존재를 부인하고 소녀상을 철거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강한 유감이 담겨 있다.

이번 소녀상 설치는 여성 인권 변호사 출신인 발레벨라 시장이 정의기억연대의 제안을 수용하면서 이루어졌다. 스틴티노 시청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관광객이 자주 찾는 해변 인근 공공 장소에 세워져 많은 사람들이 소녀상을 알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설치 초기부터 시에 제막식 연기를 요청하며 갈등을 빚었다. 일본의 교도통신에 따르면, 발레벨라 시장은 소녀상 비문 내용에 편향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한국과 일본의 입장을 반영한 내용으로 대체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나영 이사장은 "발레벨라 시장과 확인한 결과, 일본 대사를 만났을 때 비문 변경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변경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발레벨라 시장은 제막식 축사에서 소녀상이 일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여성 인권에 관한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오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전시 중 여성에게 가해진 폭력"이라며 "우리가 기리는 한국의 여성 피해자들은 현재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아프리카 등에서 전쟁 폭력에 고통받고 있는 모든 여성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반발은 주이탈리아 일본 대사 스즈키 사토시가 제막식 이틀 전인 20일 스틴티노를 방문해 발레벨라 시장에게 제막식 연기를 요청하면서 촉발됐다. 스즈키 대사는 소녀상 비문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일본이 과거 범죄에 대해 사과하고 배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발레벨라 시장은 대사의 요청을 거절했지만, 비문 내용의 진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 대사관은 현재 시로부터 관련 세부 사항을 전달받지 못했으며,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사관 관계자는 "관련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적절한 대응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녀상을 둘러싼 진실 공방 속에 일본의 압박과 여론전이 계속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이사장은 "발레벨라 시장이 일본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비문 변경 가능성을 언급했을 수 있다"며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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