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하자드 4'는 개발에 난항을 겪었다. 오랜 시간 끝에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4'는 3인칭 시점의 슈팅 게임 스타일에 공포와 어드벤처를 결합했다. 특히 TPS의 단점인 총격전 시 박력이 떨어진다는 것과 캐릭터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FPS의 단점을 보완한 이른바 슈팅 시 숄더뷰 시점을 통해 TPS와 FPS의 단점을 보완했다. 그리고 숄더뷰는 이후의 TPS 게임에서는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바이오하자드 4'는 그 외에도 여러 부분에서 혁신을 가져오며 많은 게임에 영향을 미쳤는데, 그 중 하나가 너티독의 '라스트 오브 어스'였고 다른 게임이 바로 EA의 '데드 스페이스였다.
1998년 설립된 EA 레드쇼어 우드는 주로 '반지의 제왕'이나 '007' 등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을 개발해 왔다. 하지만 자신만의 독자적인 IP로 게임을 개발하고 싶어 했다. 그 결과 '바이오하자드 4'에서 영감을 얻아 공포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를 정리했다. 피격 부위에 따른 신체 절단,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한 게임. EA는 이 아이디어에 대해 3개월 동안 프로토 타입 버전을 만들라고 지시했고 EA 레드쇼어 우드의 개발진은 3개월 동안의 피나는 노력 끝에 EA 경영진으로부터 정식 프로젝트 지시를 승인받았다.
그 결과 피격 부위에 따른 신체 절단과 공포스러움을 살리면서 SF 공포 영화의 걸작 '에일리언'의 분위기를 참고하며 게임 제작에 들어갔다. 덕분에 '데드 스페이스'는 영화 '에일리언'의 음산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여기에 어두운 분위기의 SF 영화에서 즐겨 사용하는 디스토피아적인 요소를 추가하며 세계관을 설정했다.
기념비적인
멋진 UI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데드 스페이스'는 우주선 내부라는 폐쇄적인 공간과 미지의 적 네크로모프의 강력한 체력, 그리고 상대적으로 부족한 탄약. 헤드샷이 통하지 않는 네크로모프와 맞서기 위해 플레이어는 다리를 절단시키거나 공격 부위를 절단시키며 맞서야 했다. 몸통이나 헤드샷을 노리는 것은 탄약만 낭비만 유도했다. 이렇게 부족한 탄약과 아이템은 네크로모프라는 적에 대한 공포감을 더 극대화시켜 주는 역할을 했다. 또한 우주선 실내에 가득한 시체와 피비린내가 풍길 것 같은 잔인한 장면들은 '데드 스페이스'를 더욱 공포스럽고 긴장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체력이나 남은 탄약의 숫자는 별도의 인터페이스 대신 슈트나 총기에 자연스럽게 표현하여 게임내 UI를 최소화시켰다.
2008년에 출시된 '데드 스페이스'는 200만장 이상 판매되는 좋은 성적을 거뒀고 EA를 대표하는 공포 게임이 됐다. 이 게임을 제작한 EA 레드쇼어 우드는 비서럴게임즈로 사명을 교체하게 됐다.
EA에게 '데드 스페이스'가 큰 수익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니지만 EA를 상징하는 공포 게임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이 게임을 즐긴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평가를 내렸기 때문이다. EA는 이 게임의 속편 제작을 결정했다. 속편은 게임 스케일이 더 커질 예정이었고 더 많은 개발비가 투자됐다. 덕분에 '데드 스페이스'에서는 주인공이면서 비명 외에는 대사가 없던 아이작 클라크에게 대사가 들어갔고 좀더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게 됐다.
전작이 이시무라호라는 우주선 내부를 배경으로 했으나 2탄은 더욱 거대한 우주 정거장으로 스케일이 커졌다. 속편 답게 슈트 역시 전작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당연히 슈트는 저마다 독자적인 특징을 갖고 있어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무중력 공간에서도 커다란 발전이 있었다. 1탄은 한 방향으로 점프를 통해 이동했지만 2탄은 슈트에 존재하는 추진장치 덕분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 요소는 '데드 스페이스 리메이크'에서도 적용됐다.
작업대에서의 업그레이드 역시 변화가 생겼다. 1탄은 예산 등의 문제로 보이지만 장비 업그레이드에 아이작의 움직임이 없었지만 2탄부터는 아이작이 장비를 만지작거리면서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듯한 연출이 추가됐다. 덕분에 업그레이드를 할 때마다 잠시나마 보는 즐거움이 생겨났다. 또한 아이작이 죽는 장면도 더 많이 증가했다.
더 큰 스케일을 자랑한
지금 보니 리메이크가 필요하겠네 / 스팀
이렇게 2011년 1월에 출시된 '데드 스페이스 2'는 전작처럼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만 전작이 폐쇄적인 공간 속에서 느끼게 되는 긴장감과 네크모로프의 강력함으로 인한 공포감을 유벌했다면 2탄은 액션적인 부분이 더 강조됐다. 마치 영화 '에일리언'이 SF 공포 영화였다면 2편은 SF 액션 영화로 변화한 것처럼. 더 넓고 밝아진 분위기의 우주 정거장과 아이작의 대사들은 전편보다 공포감이 줄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탄은 출시 이후 400만장 이상 판매되며 1탄보다 훨씬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데드 스페이스 2'가 전작보다 2배 수준의 판매를 자랑했으나 EA는 높은 개발비 때문에 이익을 얻지는 못했다고 알려진다. 그래서 EA는 '데드 스페이스 3'에서는 좀더 대중성을 강조할 것을 요구했다.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진 입장에서는 당연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회사는 수익을 올려야 한다. 적자를 기록하는 게임은 취소시키거나 흑자를 기록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결과 2013년 '데드 스페이스 3'가 출시됐다. 이 게임은 싱글 플레이와 협력 플레이를 지원했다. 싱글 플레이는 주인공 아이작을 조작하며 전작과 유사한 구성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협력 플레이는 아이작과 존 카버를 조작하여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이번에는 협동 플레이도 / 스팀
공포감은 사라져 버렸다 / 스팀
하지만 '데드 스페이스 3'는 시리즈의 최대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공포감이 결여됐다. 덕분에 강력한 무기로 네크모로프를 학살하는 액션 게임처럼 변질됐다. 어떻게 보면 '데드 스페이스'가 아니라 '기어즈 오브 워'를 하는 것 같았다. 무기 조합 기능은 아이작에게 어울리는 요소였고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무기를 만드는 즐거움을 주는 자유도를 제공해 줬으나 네크모로프와의 전투에 어떻게 대응할까 고민하기 보다는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적을 공격하는 평범한 게임이 됐다. 공포 게임에서 공포는 사라졌고 마치 액션 게임 같은 감각이 됐다.
결국 기존 팬층과 새로운 팬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은 실패했고 '데드 스페이스'는 3편을 마지막으로 후속편이 등장하지 못했다. 공포 게임으로 출발했는데 3편에 이르러서는 공포가 사라지고 액션만 남아버렸다. '데드 스페이스 3'가 실패한 후 결국 2015년 비서럴게임즈는 폐쇄됐다. 참고로 본 게임을 제작한 글렌 스코필드와 마이클 콘드리는 2009년 EA를 떠나 슬레지해머게임즈를 설립하며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어쩌면 핵심 멤버들이 1탄 이후 EA를 떠나면서 '데드 스페이스'는 표류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3탄의 실패 이후 사실상 잊혀졌던 '데드 스페이스'가 리메이크 버전을 통해 2023년 다시 부활했다. 지금도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1탄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더욱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2탄의 장점도 일부 차용하는 등 원작에 비해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눈이 시원해지는 그래픽
리메이크를 통해 다시 부활한 '데드 스페이스'가 앞으로 EA를 대표하는 공포 게임으로서 다시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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