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여부를 다투는 분쟁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근로자, 사용자 간의 해고 여부를 다투는 분쟁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의하면 올해 1월~8월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해고 분쟁 사건만 3,222건이다.
이 가운데 해고 존부 사건이 25.8%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다음은 징계로 인한 해고가 적절했는가를 다투는 징계 해고의 비중이 많았다. 해고 존부 사건 비중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해고가 맞는지를 다투는 분쟁이 많아진 건 이에 대한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해고한 것이 아니다라는 판정
지난해 한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서 해고 통보를 한 것이 아니라는 판정이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예를 들어 회사대표가 직원에게 "이렇게 일할 거면 사직서를 써내라"라고 말하는 것을 대표는 "직원 근무 태도를 바로잡기 위한 의도였다"라고 주장하는 반면에 직원은 해고 통보로 받아들인다는 것. 지난해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A 씨는 "그렇게 가고 싶으면 그만두고 가라"는 대표에 말에 다음 날부터 출근을 하지 않았다. 그날 아침 비가 와 야외 설치 작업이 어려워져 작업반장은 "오늘 작업은 그만하자"라고 말하고 작업장을 나갔다.
대표의 발언은 근로자의 톼근 요구를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본 것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A 씨도 퇴근하려고 하자 대표는 "오후엔 작업이 가능해질 수도 있으니 기다려 보자"라고 지시했다. A 씨는 "비가 많이 오니 작업은 어렵고 작업반장도 갔으니 퇴근하겠다"며 대표와의 언쟁이 시작됐다. 말다툼 끝에 대표는 "그렇게 집에 가고 싶으면 회사를 그만두고 가라"라고 말하자 A 씨는 해고로 받아들였다. A 씨는 관할 노동위에 회사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다. A 씨의 사례에 대해서 노동위는 회사가 A 씨를 해고한 게 아니라고 최종 판정 내렸다.
당시 대표의 발언은 근로자 퇴근 요구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고 먼저 나간 작업반장의 경우에는 미리 대표에게 외출 허락은 받은 상태에 오후에 다시 복귀한 점이 고려된 것이다. 결국 A 씨는 해고가 아닌 자진 퇴사 처리됐다.
부당해고가 인정된 사례
영업이사의 말에 동료와 상의 한 후 자신이 퇴사하기로 한 B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용자가 해고 의사를 명확하게 하지 않는 경우도 분쟁으로 종종 이어진다. 한 서비스업체 영업사원으로 일한 B 씨는 다른 동료와 영업이사에게 불려 갔다. 당시 대표는 영업 악화로 매출이 감소해 내부 회의에서 회사 사정이 어렵다고 자주 토로했다. 영업이사는 "회사가 좋지 않다. 나갈 사람이 정해지면 월급을 한 달 치 더 줄 테니 두 분이 잘 얘기해 보라"라고 말했다. B 씨는 동료와 상의 끝에 자신이 퇴사하기로 했다.
이후 회사에 해고 통지를 달라고 서면으로 요청했지만 대표는 자신이 해고라고는 말한 적 없다며 거부했다. B 씨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받은 노동위는 B 씨가 부당하게 해고됐다고 인정했다.
위와 같은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고 관련 분쟁은 근로자들에게 특히나 예민한 부분이기에 이러한 사례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노위 관계자는 "근로자들의 권리의식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면서 해고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거나 잘잘못을 따지는 사례들이 늘어났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분쟁들에 비해 직장을 잃고 해고 관련 분쟁은 근로자들이 특히 예민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올해 9월부터 중노위는 해고를 포함한 직장 내에 다양한 분쟁들이 효과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직장인 고충 설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중노위는 해고 분쟁이 발생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근로자가 입사할 때 근로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챙겨봐야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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