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자'로 400여 채가 넘는 빌라를 사드린 세 모녀

‘세 모녀 전세사기단’의 모친에게 징역 10년이 선고 됐다. 이들은 수도권 일대에서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로 두 딸의 명의를 빌려 400여 채가 넘는 빌라를 사들인 뒤 임대차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지앙지검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12일 사기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모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피해자들 측은 이러한 판결에 환영을 하면서도 아직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라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자기자본을 투자하지 않고 임대차보증금으로 분양대금 지급을 갈음해 두 딸의 명의로 수백 채의 빌라를 분양 받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그 과정에서 분양대행업체와 공모해 보증금 일부를 리베이트 명목으로 나눠 가졌고 보증금 반환을 하지 않아 피해자들에게 재산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이에 모친 A씨 측은 “임차인들을 기만한 적이 없고 변제능력도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 판사는 “당시에 A씨에게 자금이 있었는지, 보증금 반환이 가능한지 확인되지 않아 징역 10년의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말을 이었다.

피해액은 총 795억 원에 달한다.

A씨는 2017년부터 두 딸의 명의로 서울 강서구와 관악구 등 수도권에 있는 빌라 400여 채를 전세를 끼고 사들였다. 이후 세입자 85명에게 183억 원 상당의 보증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A씨는 분양대행업체와 공모해 임대차보증금이 실질 매매대금보다 낮은 일명 ‘깡통 전세’라는 사실을 숨기고 두 딸의 명의로 빌라 소유권을 취득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한편 A씨는 다른 전세 사기 혐의도 검찰의 수사로 드러나 두 딸과 함께 추가 기소돼 같은 법원 형사26단독 심리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기소된 혐의를 모두 합하게 되면 A씨에게 전세 사기를 당해 재산 피해를 입은 세입자는 355명, 피해액은 79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모친 A씨에 대해 “처음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들을 속여 재산 이익을 얻었으며 피고인 A씨는 이 구조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지적했으며, “전세 사기는 서민층과 사회초년생 등 피해자들의 삶의 밑천을 대상으로 기반의 뿌리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이며 죄질이 좋지 않고 ‘기행위가 없었다.’, 피해 금액을 산정할 수 없다.’ 등의 납득하기 힘든 변명으로 일관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혔다.

이날 재판에서 선고가 끝난 직후 모친 A씨는 중형 선고에 충격을 받고 실신해 법원 직원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시 하였고 걸어서 법정에 들어왔던 A씨는 휠체어에 의지해 법정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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