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현대차 및 기아 차량 중 특정 연식 모델의 도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보험사가 해당 차량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규모의 자동차 보험사인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와 ‘스테이트 팜(State Farm)’은 최근 현대차와 기아 모델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해당 보험사들은 세인트루이스, 콜럼버스, 덴버 등 일부 지역에서 현대차 및 기아 일부 모델의 신규 가입은 물론이며, 갱신 계약조차 거부하거나 추가 요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프로그레시브 관계자는 “일부 현대차와 기아 차량의 도난 위험이 커 보험 가입이 어려워졌고 일부 지역은 신규 사업 접수 기준을 조정했다”며 “우리는 이 문제의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찰 중이고 도난 위험이 감소하면 이번 결정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이정현 기자
가입해도 거액의 추가 비용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실제로 콜로라도주 덴버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등의 지역에서는 현대차 및 기아 차량의 보험 가입이 거절된 사례가 여럿 보도된다. 덴버에 거주하는 기아 쏘울 차량 구매 예정자는 최근 프로그레시브로부터 보험 견적을 받으려 했지만 “현재로서는 해당 모델의 보험 가입을 허락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거절당했다. 그나마 어렵게 보험에 가입한 현대 기아 차주들의 경우 매월 최대 350달러(약 43만 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특약 조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도대체 현대차와 기아 차량의 도난 실태가 어떻길래 이 지경까지 온 것일까? 이는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10대 청소년들이 현대, 기아 차량 등의 도어 잠금을 해제하고 시동을 걸어 훔치는 방법이 공유되었는데 해당 영상이 급속도로 퍼지며 ‘기아 챌린지(Kia Challenge)’라는 이름의 범죄 유행으로 번진 것이다. 영상을 본 다른 10대들이 마치 장난처럼 차량을 훔치고 타다 사고를 내거나 버리는 일이 현재까지 지속되는 상황이다.
극단적 원가 절감의 폐해
도난 차량 절반이 현기차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지역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 차량이 전체 도난 차량의 38%, LA에서는 20%를 차지하며 기아 챌린지의 근원지인 밀워키에서는 무려 65%를 차지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이러한 범죄의 표적은 도난 방지 장치의 일종인 ‘이모빌라이저’가 설치되지 않은 2015년식 이전 현대차와 2011년식 이전 기아 차량이 주를 이룬다.
현대차와 기아 차량의 정확한 도난 통계 자료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뉴올리언스 경찰국(NOPD)의 추정치에 따르면 작년 뉴올리언스 지역에서 도난당한 차량 4천여 대 중 1천 대 이상이 현대차 및 기아 차량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메릴랜드주는 전체 도난 차량의 과반수가 현대차그룹 차량이라는 통계마저 발표됐다.
대응 허술한 현대차그룹
판매 부진 가능성 우려
일이 점점 커지자 현대차그룹의 허술한 대응을 비난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경찰과의 협조를 통해 스티어링 휠 잠금장치를 무상으로 배포하는 임시 대책을 시행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도난 방지용 키트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나 가격이 500달러에 달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험사들이 현대 및 기아 차량의 가입을 거부하는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가까운 전시장에서 보안 키트 설치를 권하는 수준에 그쳐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 가입 거부가 장기화할 경우 차량을 운행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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