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연행하던 60대 남성이 경동맥 파열로 인해 의식불명에 처하면서 과잉진압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 남성은 경찰에 연행된 지 7시간 만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우측 편마비를 진단받고 9일째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상태다.
경기 수원 중부경찰서는 21일 팔달구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A경장을 직무수행 중 피의자를 폭행한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A경장은 지난 12일 밤 "옆집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씨(61)의 주거지에서 이씨를 과잉 진압하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경장의) 독직폭행 혐의가 상당해 입건했다"며 "22일쯤 경기남부경찰청에 수사의뢰할 계획"이라고 했다.
피해자 측 이야기에 따르면 이씨는 사건 당일 집에서 가족모임을 갖고 있었다고.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집에서 모시기로 결정해 온 가족이 다 같이 모인 자리였다. 그런데 술을 마신 이씨가 가족과 말다툼을 하게 되었고, 언성이 높아지자 옆집에서 가정폭력이라 생각하고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된 것이다. 출동한 경찰관이 이씨에게 지구대로 동행해 줄 것을 요구하자 이씨는 출동한 경찰관 1명의 양해 하에 어머니에게 인사를 하려 했다. 하지만 방문 앞에 서 있던 나머지 3명의 경찰관이 이씨가 출입하는 것을 제지해 경찰관을 넘어뜨렸다는 것이 이씨 가족측의 주장이다.
수갑 채운 뒤 물리력 행사 이어졌다
사진=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수원 중부서 지구대 경찰관들은 13일 0시5분 이씨의 행동이 공무집행 방해에 해당한다며 즉시 현행범으로 체포해 연행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A 경장은 이씨를 바닥에 눕히고 손을 허리 뒤로 당겨 뒷수갑을 채웠다. 이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헤드록'을 걸듯 이씨 목에 팔을 두르고 있었다. A경장은 이씨에게 신발도 신기지 않은 채 맨발 상태로 연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씨는 오른쪽 발톱이 빠지는 등 발에 상처를 입었다.
경찰이 과잉 진압 한 것 아니냐며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씨의 아들은 취재진에게 "아버지의 발이 핏덩이가 돼 지구대에서 구급차를 불렀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한 "아버지는 키 162㎝, 몸무게 48㎏의 왜소한 체구"라며 "경찰관에 '아버지에게 이렇게까지 하지 말아 달라'고 말하니 비키지 않으면 저도 현행범으로 체포할 거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후 이씨는 지구대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지구대에서 조서를 작성한 뒤 이씨를 경찰서로 이송할 때 이씨가 의식불명 상태였던 탓에 경찰관들은 그의 팔다리를 들고 순찰차에 태웠다. 이씨는 오전 2시42분 경찰서에 도착한 후에도 계속 의식을 찾지 못했고, 결국 경찰은 13일 오전 7시23분에야 119 구급대를 불러 이씨를 병원으로 긴급 후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측은 이씨 목이 강하게 눌려 경동맥이 파열됐다고 설명하며 뇌손상이 너무 심한 탓에 깨어나지 못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씨는 현재 우측 신체가 마비된 상태라고.
이에 경찰은 이씨가 술을 많이 마셔 이상증세를 보인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발톱이 빠져 피가 나고 이씨 몸이 축 늘어져 있어서 지구대에서 0시34분 119 구급대를 불렀는데 혈압·체온·의식에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들었다"며 "(중부서도) 이씨를 조사하려고 보니 상태가 이상해서 119를 불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경장이 체포된 이후 엘리베이터에서 이씨의 목을 강하게 누른 행동은 독직폭행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상훈 우석대 교수(경찰행정학)는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력 행사는 적법할 수도 있으나 채운 이후에는 독직폭행이 성립한다"며 "젊은 경찰관이 60대의 목을 누르면 당연히 다칠 수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하므로 미필적 고의라고 하더라도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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