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최대 도시인 미니애폴리스에서 차를 타고 4시간 정도 달리면 '베미지'라는 작은 도시에 도착하게 된다. 이 도시의 호숫가에는 콩코르디아 언어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 콩코르디아 언어 마을은 1961년 미네소타주 콩코르디아 대학교에서 직접 설립한 비영리 기관으로 언어와 문화 교육이 진행되는 곳이다.
콩코르디아 언어 마을에 위치한 한국어 마을의 이름은 '숲속의 호수'이다.의외로 숲속의 호수는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에 의해 최초 설립되었다. 현재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한국어문학과 교수로 활동하는 '로스 킹' 교수가 최초 설립한 이후부터 14년 동안 촌장을 맡고 있다.
한국어 마을을 만든 로스 킹 교수(오른쪽)/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로스 킹은 하버드에서 한국어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인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한글에 푹 빠진 로스 킹 교수는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묻어있는 콩코르디아 언어 마을에 직접 한국어 마을을 설립하게 된 것.
한국어 마을이 처음 설립된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빈자리가 많았지만, 최근 한류 열풍이 불면서 참가자 학생들이 점차 늘면서 현재 정원 초과로 대시 순번을 받을 정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여름방학 캠프의 경우 2주 과정은 2천6백 달러(약 3백만 원), 4주는 5천7백 달러(약 7백만 원)를 내야 하지만 빈자리가 없을 정도이다.
한국어와 원화를 사용하는 게 원칙
한국어 마을에 한국어와 한국의 문화를 배우러 온 학생들이 모여있다./사진=한국어 마을 페이스북
모든 학생은 한국어 마을에서 지내는 동안은 한국어만 사용하는 게 원칙이다. 이곳에서는 달러를 쓰지 않고 원화로 환전해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으며 학생들은 강당에 모여 하루 종일 한국어만 사용하겠다는 다짐을 한 후 본격적인 하루를 보내기 시작한다.
학생들은 단순히 책상에 앉아 공부하듯 한국어를 배우는 게 아닌 하루 일과표를 정해두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친구들과 서로 자연스럽게 어울려 시간을 보내며 생활 속 한국어를 익히게 된다.
한국어 마을에서 배운 것을 가지고 장기자랑을 하고 있는 학생들/사진=한국어 마을 페이스북
또한 상황극을 통해서도 한국어를 배우고 부채춤, K팝 댄스, 태권도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기도 한다. 현재 미국에 다니는 고등학생이 한국어 마을에서 4주 과정을 모두 마칠 경우 고등학교 언어 과목의 1년 과정 학점을 인정받을 수도 있다.
숲속의 마을은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했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매년 급증하며 학생들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러시아 마을'의 시설물들을 대여해 사용하고 있다. 후원금이나 예산이 없어 독자적인 건물 및 시설물을 갖추지 못한 터라 여름철에만 학생들을 받고 있다.
다행히도 4년 전 한국의 핸드백 제조업체인 '시몬느' 박은관 회장이 약 50억 원이 넘는 후원금을 기부해 한국의 전통 양식 건물인 한옥을 새로 짓고 있다.
한국어 마을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사진=한국어 마을 페이스북
완공되면 콩코르디아 14개 언어 마을 가운데 8번째이자 아시아 마을 중에서는 중국과 일본보다도 먼저 독자적인 마을을 갖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자금이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에 기술사를 절반밖에 짓지 못하기 때문에 정원을 현재의 절반인 60명으로 줄일 방침이다.
로스 킹 교수는 한국어 마을에 대한 한국의 무관심을 안타까워했다. 20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한국어 마을임에도 한국 기업의 지원이 손에 꼽는다며 현재 한국 정부 차원의 지원이 1년에 학생 2명 교육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로스 킹 교수는 "우리 한국어 배우러 오는 '숲속의 호수'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거나 케이팝 콘서트 예매 등 여러 가지 문화 활동을 하면서 한국 기업이 많은 성과를 보고 있다. 그 성과를 재투자하면 더 좋은 파트너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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