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병' 걸린 대한민국, 붕괴하는 공교육의 충격적인 현실
몇 년 사이 고등학교 자퇴생이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작년 10여 명이 한꺼번에 자퇴서를 제출하는 사건으로 교육계에 충격을 안겼다. 더군다나 이들은 학교 부적응이나 교우관계 문제가 아닌 1학년생 최상위권 아이들이 대다수였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현상이 나타난 건 대입에서 내신 성적의 비중이 큰 수시 모집 인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학생부교과전형을 포함하여 학생부종합전형까지 내신의 등급이 당락을 결정짓기 때문에 최상위권 학생들은 아예 학교를 포기하는 기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한 학부모는 "내신 평점이 1.5가 넘어가면 사실상 의치대 진학이 불가능하다"며 아이의 자퇴를 종용한 이유에 대해서 밝혔다. 사실 재수, 삼수를 반복할 바에 지금 고등학교를 다시 다니는 게 낫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고등학교 재입학의 경우 기존의 성적이 말끔하게 지워지고 새로운 성적표로 새 출발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편법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주로 의학 계열로 진학을 원하는 1등급 대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입시 학원에서 새로운 전략이라고 불리고 있다. 전과목 내신 1등급을 노리며 현재의 내신 점수가 해당 오차 범위에서 벗어날 경우 미련 없이 자퇴를 선택하고 있다. 소위 의대 진학을 위해 '자퇴 후 재입학'이라는 새로운 방법이 나타난 것이다.
'의사 되기 위해서 1년은 아무 것도 아니죠'
내신 1.5 이상만 돼도 가망 없어
입시 관계자는 '의치대는 1.1, 한의대와 약대의 경우는 좀 더 낮은 1.3이 마지노선'이라는 불문율에 대해 살짝 귀띔하기도 했다. 정시로 의학 계열에 진학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기 때문에 수시 전형을 노리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서울 모 고등학교 교사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자퇴 후 재입학하면 내신에서 더 유리하게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재입학 후에 성적이 더 낮아지는 학생도 봤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편법과 꼼수를 제어할 규제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자퇴는 전적으로 본인의 결정에 달렸고 해당 학교에 재입학 허가권이 있기 때문에 이를 총괄적으로 제어하는 것은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최상위권이 계속 1, 2년을 유급하면 2등급 대의 상위권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학생들도 피해를 보게 된다. 어떻게든 자녀를 의치한약대에 보내고 말겠다는 학부모의 욕망이 아이들의 교육 근간을 뒤흔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기현상은 학벌과 입시 중심 사회가 만든 대한민국의 뒤틀린 교육관으로 비롯되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단시간 내에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자퇴 후 재입학'에 대한 실질적인 규정이 없는 와중에 혼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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