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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노선 없애는 철도 공사

아던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14 18: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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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역과 득량역을 지나는 무궁화호는 오봉리 사람들을 서울과 연결 시켜주던 유일한 기차였다./사진=엑스(옛 트위터)


아흔 살의 신달막 할머니는 예당역에 앉아 지팡이를 부리고 말했다. 신달막 할머니가 사는 전라남도 보성군 득량면에 오봉 2리는 평균 80세의 주민 67가구가 있는 작은 마을이다.

마을 근처에는 기차역 두 개가 있다. 차로 3분 거리 예당역과 6분 거리 득량역이다. '경전선'이 다니는 길에 마을이 있는 덕이다. 2년 전까지는 철도를 따라서 하루 한 번 용산행 무궁화호가 호남선, 경부선으로 이어지며 오봉리 사람들을 서울로 데려다줬다. 신 할머니와 서울에 사는 여섯 자녀도 이 길을 거쳐서 만났다.


적자 노선이라 운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021년 돌연 사라진 용산행 무궁화호/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1년 예당역과 득량역을 하루에 한 번 지나던 용산행 무궁화호가 돌연 사라졌다. 적자 노선이라 운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한국철도공사의 논리였다. 납득하기에는 힘든 설명이었지만 항의를 할 방도도 없었다. 그리고 신 할머니의 삶과 마을의 풍경이 바뀌었다.

지난달 보성 오봉리 마을에서 신 할머니를 만났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신달막 할머니에게 서울이 성가신 곳은 아니었다. 진작에 세상을 떠난 남편의 제사나 아들의 생일, 꼬박꼬박 병원도 기차 덕분에 서울로 다닐 수 있었다.

아침 7시 43분에 예당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를 타고 서울로 출발하면 오후 1시 반 정도에 아들이 마중을 나와 있는 영등포에서 내린다. 순천에서 출발해서 예당역을 들려 용산까지 가는 무궁화호이다.


한국철도공사는 순천발 용산행 무궁화호를 광주 송정역까지만 운행하는 단거리 열차 노선을 바꿨다./사진=광주광역시청 홈페이지


예당역에는 매표소 직원이 따로 없어 열차를 타고 나면 열차 안에서 승무원이 표를 끊어 주고, 서울까지 타고 간다. 2021년 한국철도공사는 그해 8월 순천발 용산행 무궁화호 노선을 KTX가 다니는 광주의 송정역까지만 운행을 하는 단거리 열차 노선으로 바꿨다.

한국철도공사는 "KTX 수혜 지역의 지속 확대에 따른 수요 감소를 고려해서 장거리 무궁화호 등의 효율화를 통해서 영업손익 개선을 추진하기 위해서이다"라고 설명했다. '돈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열차가 사라져 오봉리 마을과 선로 따라 늘어선 마을 주민들은 어려움을 품고 다니게 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열차가 사라진 후에 오봉리 마을과 선로 따라 늘어선 마을의 주민들은 열차 이용에 어려움을 품고 다니게 됐다. 오봉리의 마을 회관에 모인 주민들은 사라진 용산행 무궁화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70세 이경자 씨가 시골의 작은 마을의 주민으로서 느끼는 '소외감'을 말했다.

이경자 씨는 "환승을 하면 된다고 쉽게들 말하지만 이 동네에서 가장 젊은 나조차도 표를 끊고 환승하기 무서워서 용산행 무궁화호가 사라지고는 열차를 타 본 적이 없다. 안산에 살고 있는 애들 집 가는데도 열차 타기가 무서워 버스를 타고 가려다가 헤매서 12시간 걸린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시간 맞춰 환승 표를 구매하고 다시 열차를 타는 것은 고령 마을 주민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효율성'은 이러한 처지를 고려해 주지 않는다.


철도는 국민들을 위해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공 서비스인데 수익이 나지 않게 만들어 놓고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노선을 없애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는 목소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철도가 사라진 후 오봉리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던 철도노조 호남지방본부의 소경섭 조직국장의 한탄이다.

그는 "철도는 국민들을 위해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공 서비스다. 그런데 경제 논리로만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수익이 나지 않게 만들어 놓고서 수익이 안 난다며 일방적으로 열차를 감축했다. 공공성을 고려해야 하는 국가가 경전선 지역 주민들의 공공성을 최하위로 여긴 것이다."라고 전했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 초 KTX와 SRT의 통합을 유보한다고 공식화를 했다. 9월 1일부터 에스알 자체 노선 확대를 결정하고 쪼개진 고속철도의 굳히기는 본격화됐다. 시설 유지보수와 관제권 등 철도를 둘러싸고 있는 업무들을 코레일에서 떼어내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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