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컬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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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방학 철이 되면 디시인사이드를 비롯한 커뮤니티 사이트 운영자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비록 악성리플 등의 욕설이나 비방, 음란물 유포 등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은 논리적인 것을 좋아하고 일단 대화가 통한다. 그러나 방학 때 특히 많이 유입되는 “초딩”들은 그런 것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외계어라 불리는 인터넷 어를 사용하기에 사용 자제를 당부하면 “미틴너마~ 즐쳐드셈~” 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음란물을 올려서 삭제하면 “누가 이기나 해보자.”며 동시다발적으로 더욱 심하게 올린다. 이들은 공격적 성향이 강하고 위아래 같은 것을 따지지 않는다. 반말과 욕설로 무장하고 있으며 그 욕설의 구사수준도 높은 편이다.
음란물을 유포하는 것도 훨씬 더 하드코어적이다. 스너프성에 가까운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려놓고도 죄의식 같은 것은 느끼지 못한다. 이라크의 한국인 인질 피살사건을 태연히 재연하는가 하면 외국 사이트에서 참수 동영상을 퍼다 나르는 짓도 서슴지 않는다. 이들은 도덕이나 바른생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층들이다.
몇 년 전 디시인사이드 카메라 갤러리에서는 한 이용자와 다른 이용자들 간에 싸움이 붙었다. 다수의 이용자들의 의견이 옳은 것 같았지만 운영자로서 섣불리 개입하기도 어려워 지켜보고만 있었는데, 외롭게 싸우고 있는 이용자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논리적이기는 했으나 게시판 상에서 집단으로 몰매를 맞자 본색이 드러났다. “내가 너희 같은 놈들 무서워 할 줄 아느냐?”, “난 5년 전부터 게시판에서 싸워서 져 본 일이 없다.”, “내가 이대로 질 줄 아느냐?”며 다른 이용자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나이만 믿고 까부는 놈들!”이라는 게시물 내용에 이상하게 여긴 한 이용자가 IP 추적 등을 통해 그 이용자의 컴퓨터를 해킹해 보니 중학교 1학년생이었다. 이런 예는 또 있다. 컴퓨터에 대한 높은 지식수준을 자랑하며 이용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었던 한 이용자는 가끔씩 심한 욕설을 해서 “다중인격자”로 불렸는데 어느 날 눈높이 과외선생님이 컴퓨터를 하지 못하게 했다며 게시판에 갖은 욕을 퍼부었다. “그 x이 과외선생 주제에 돈이나 받으면 되지, 남 컴퓨터도 못하게 하느냐?”는 게시물이 올라오자 누군가 초딩이냐고 물었고 바로 반격이 이어졌다. “그래 xx놈아. 나 5학년이다.” 이후로 이 초딩 이용자는 악성리플러로 탈바꿈해서 악명을 떨쳤다.
한때 유명했던 한 포르노 사이트의 운영자 이야기는 더욱 황당하다. 초절정의 저질 사진만 모아 서비스 하는 곳으로 인기도 높고 제법 유명했던 그 사이트가 어느 날 폐쇄됐다. 성인만 가입할 수 있던 19세 미만 이용금지의 사이트였는데 공지 게시물에 밝힌 폐쇄 이유는 “중학교 들어가면 공부 열심히 해야 됩니다.”였다.
예전 PC통신 시절 초기에는 고등학생 이용자만 만나도 신기했지만 요즘은 딱지와 구슬대신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가 어릴 때부터의 놀이감이다보니 인터넷에 능숙한 실력을 가진 어린 학생들이 적지 않은 편이다. 다만 사이버 세계는 하루가 멀다 하고 저 멀리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의 오프라인 교육은 수십 년 전이나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아직 인터넷 문화 발전기니만큼 어느 정도 과도기 증상임은 이해할 수 있으나 과연 이런 교육 부재를 통한 도덕불감증이 언제쯤 사라지게 될는지 궁금하다. 곧 있으면 그들이 온다.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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