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컬럼] 신보수 네티즌의 등장.

김유식 2011.03.14 13:25:55
조회 41426 추천 66 댓글 399


 최근 인터넷상에서는 북한의 김정일, 김정은 세습체제를 비웃고, 조롱하는 풍조가 넘쳐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인터넷상의 이런 움직임이 ‘똘이장군’을 보고 자란 3, 40대 이후의 세대가 아니라 인터넷 게임을 즐기며 자라난 20대 이하의 네티즌에서 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들 신보수 세대는 강력한 반북의식으로 무장하여 넷심의 한 축을 담당하며 점점 세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천안함 사태 직후 인터넷 공간에는 온갖 ‘조작설'이 난무했다. 일부 언론들은 친북성 기사들을 마구 쏟아냈고, 종북 세력들은 선동에 나섰으며, 친북 성향의 네티즌들이 이에 호응하며 일제히 궐기했다. 갖가지 음모설과 그럴듯한 유언비어가 확산되었고 많은 중도 성향의 네티즌들까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심정적으로 이끌렸다. 황당한 우리 군의 자작설, 정부의 북풍 기획설 등 각종 설이 떠돌았고 일부 좌익 성향의 커뮤니티 운영자들도 이에 동조했다. 그들의 종북적 자세에 조금이라도 순응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대번에 ‘수구꼴통’으로 몰리는 삭막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천안함 음모론은 인터넷상의 소소한 이슈를 모두 압도했고 ‘0.0001%도 믿을 수 없다’고 하는 일부 유명 인사까지 가세해 종북 네티즌들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며 그들이 인터넷 여론을 주도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종북 세력들의 유리한 정세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8개월 뒤. 북한은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하는 도발을 저질러 네티즌들의 무의미한 논쟁을 일거에 종식시켰다. 우리의 젊은 군인과 무고한 민간인을 학살한 북한의 만행을 지켜보며 천안함 음모설에 힘을 실어주던 네티즌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맹목적으로 친북진영에 한 발을 담그고 있던 이들이 급속도로 이탈했다. 

  음모설로 마치 북한이 억울한 피해자처럼 보이게 했던 인터넷 여론은 연평도 도발 이후 급변해 오히려 정부의 수세적이고 무기력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로 들끓게 되었다.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던 북한에 대한 과격한 비판, 비난도 늘어났다. 네티즌들의 분노는 급기야 김정은의 생일에 맞추어 북한이 운영하는 대남 사이트를 해킹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세로드립(문장의 앞글자만 세로로 읽음)’으로 김정일에 대한 조롱시를 올리고, 패러디 동영상과 트위터를 통해 북한 세습정권을 비웃었다. 

  ‘사이버 연평 해전’이라고 명명하며 자발적으로 ‘참전’해 북한 사이트를 공격한 사건이 대한민국 네티즌들의 달라진 반북의식을 보여주며 인터넷 신보수 세대가 등장하는 상징적인 서막이 되었다. 대한민국 20대 네티즌들을 반북의식의 전신갑주로 무장시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김정일인 셈이다. 앞으로도 북한은 계속 남남 갈등을 조장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한 유언비어 등을 유포함과 동시에 사이버 테러를 자행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 신보수 세대의 등장은 더 이상 인터넷 공간을 종북 세력의 선전, 선동 공간으로 사용하도록 호락호락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게 한다. 

  정치 성향을 떠나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인권을 말한다. 굶어 죽는 어린 아이를 걱정하기도 하고 비료나 쌀, 의약품을 보내자고 하기도 한다. 한편에서는 구호물자가 군량미 등으로 악용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북한 인권과 구호을 이야기 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본질은 회피하고 쉬쉬한다. 문제의 본질은 김정일 정권 그 자체이다. 김정일과 그 일가가 정권을 잡고 있는 한 북한의 인권이 개선되기란 극히 어렵고, 아무리 구호물자를 퍼준다 하더라도 정권을 보위하는 세력에게 혜택이 돌아가 세습체제에 대한 힘만 실어줄 뿐이라는 사실이다. 

  사랑과 평화 같은 그럴듯한 미사여구를 끌어들이는 거짓과 위선을 버리고 본질을 논하자. 김정일과 김정은 부자를 하루속히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것이 바로 북한에 대한 진정한 인권신장으로 가는 길이다. 적어도 정의와 양심을 이야기 한다면 이에 대해 회피하지 말고 그것이 최고의 인권신장의 길임과 동시에 평화를 지향하는 길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신보수 네티즌들의 등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위정자들은 네티즌들의 이야기에 조금 더 몸을 낮추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추천 비추천

66

고정닉 2

16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주위 눈치 안 보고(어쩌면 눈치 없이) MZ식 '직설 화법' 날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9 - -
268 제가 떼돈 벌던 시절의 게임기. [1185] 김유식 18.07.30 109589 605
231 [컬럼] 인터넷에 부는 홍어(洪魚) 매카시즘 [869] 김유식 14.05.15 274503 922
228 [횡설수설] 태국 방콕 카오산 동대문식당 짬뽕 [312/2] 김유식 13.06.16 36773 80
227 [횡설수설] 디시인사이드의 야후코리아 인수설. 그 내막. [200] 김유식 12.10.21 35577 158
226 [횡설수설] 2CH의 니시무라 히로유키. [152] 김유식 12.05.09 61059 243
224 [횡설수설] 강의석 씨의 절박한 옥중 단식 투쟁. [369] 김유식 11.09.21 26061 48
223 [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 의정부 교도소에서 온 편지. [83] 김유식 11.09.12 28737 34
222 네놈을 살려두긴 "쌀"이 아까워! [898] 김유식 11.07.25 227741 175
219 [횡설수설] 출간. [683] 김유식 11.06.28 40318 21
[컬럼] 신보수 네티즌의 등장. [399] 김유식 11.03.14 41426 66
217 [횡설수설] 여행. [474] 김유식 10.12.22 42094 23
216 [옛날컬럼] 화가 나는 경영지침서. [136] 김유식 10.12.15 34793 36
215 [옛날컬럼] 커뮤니티 사이트 운영. [97] 김유식 10.12.10 21729 36
214 [옛날컬럼] 기업 메일 브랜드화? [157] 김유식 10.12.07 14368 14
213 [컬럼] 종북주의자들의 어불성설. [425] 김유식 10.12.03 29062 113
212 [옛날컬럼] 삶의 가치. [71] 김유식 10.11.30 17827 29
211 [옛날컬럼] 온라인 사기. [97] 김유식 10.11.26 23352 46
210 [옛날컬럼] 술버릇. [77] 김유식 10.11.23 17274 18
209 [옛날컬럼] 싱하형. [87] 김유식 10.11.22 162406 75
208 [옛날컬럼] 세운상가. [49] 김유식 10.11.19 16411 22
207 [옛날컬럼] 국가보안법. [57] 김유식 10.11.17 22506 78
206 [옛날컬럼] 500원. [53] 김유식 10.11.16 18408 29
205 [옛날컬럼] 펀딩 브로커. [42] 김유식 10.11.15 11451 13
204 [옛날컬럼] 초심. [84] 김유식 10.11.12 11836 10
203 [옛날컬럼] 채용. [46] 김유식 10.11.11 13931 22
202 [옛날컬럼] 러시아 아가씨 술집. [77] 김유식 10.11.10 50894 92
201 [옛날컬럼] 그들이 온다. [45] 김유식 10.11.09 10911 7
200 [옛날컬럼] 용팔이. [45] 김유식 10.11.08 17901 18
199 [옛날컬럼] 가격표기 오류 2. [43] 김유식 10.11.05 11765 6
198 [옛날컬럼] 가격표기 오류. [54] 김유식 10.11.03 13787 12
197 [옛날컬럼] DDR [90] 김유식 10.11.01 31134 46
196 [옛날컬럼] 악플러. [84] 김유식 10.10.29 16775 21
195 [옛날컬럼] 유두의 균열. [51] 김유식 10.10.28 22241 68
194 [옛날컬럼] 박살난 휴대폰. [36] 김유식 10.10.27 11498 11
193 [옛날컬럼] 게임머니. [41] 김유식 10.10.26 10448 8
192 [횡설수설] 최악의 크리스마스. [122] 김유식 10.10.12 15758 9
191 [횡설수설] 궁금한 거. [60] 김유식 10.10.07 12305 10
190 [횡설수설] 여자 교생선생님. [104] 김유식 10.10.04 34131 45
189 [횡설수설] 가끔씩 생각 나는 돼지. [81] 김유식 10.10.02 16463 8
188 [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 출소 후 이야기. [175] 김유식 10.09.16 31146 31
187 [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 서울구치소 126 "출소" 끝. [142] 김유식 10.09.09 28599 22
186 [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 서울구치소 125 "항소심 선고공판" [69] 김유식 10.09.08 15276 10
185 [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 서울구치소 124 [25] 김유식 10.09.07 10105 3
184 [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 서울구치소 123 "탄원서" [34] 김유식 10.09.07 11213 6
183 [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 서울구치소 122 "항소이유서" [49] 김유식 10.09.07 12038 4
182 [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 서울구치소 121 "공판 하루 전" [62] 김유식 10.09.06 11101 3
181 [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 서울구치소 120 "교화지원금" [70] 김유식 10.09.03 13421 4
180 [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 서울구치소 119 "박도사의 예언" [44] 김유식 10.09.02 11296 4
179 [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 서울구치소 118 "장오의 취직" [33] 김유식 10.09.01 10868 6
178 [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 서울구치소 117 "목포 김 회장" [34] 김유식 10.08.31 11030 6
12345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