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의 불법 입양을 다룬 영화인 '브로커'의 현실판이 벌어지고 있다. '브로커'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지는 아기를 몰래 불법 입양시키는 일당을 다루었지만 현실 신생아 인신매매 브로커는 친모에게 돈을 주고 아기를 사 웃돈을 받아 팔아넘기고 있다.
미혼모에게 신생아를 98만 원에 사서 입양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300만 원을 받고 판 20대 여성 브로커 김 모 씨가 재판에 넘겨진 건 지난 8월. 김 씨는 2019년 8월 인천의 산부인과에서 20대 산모 이 모 씨 병원비 98만 원을 대납한 후 생후 6일이 된 아기를 넘겨받았다. 김 씨는 2시간 만에 50대 나 모 씨에게 300만 원을 받고 신생아를 넘겨주었다.
브로커 김 모 씨의 범행은 최근 미신고 출생 아동 전수 조사에서 발각됐다. 인천 남동구청이 아기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인천 남동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가 신생아 매매한 것이 발각됐다. 당시에 아이를 샀던 나 씨는 자신이 낳은 딸로 출생신고를 하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아이를 베이비박스에 버린 것도 드러났다.
김 씨는 네이버 카페에
김 씨는 2019년 12월 30일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난 신생아를 친모에게서 넘겨받아 인근 모텔에서 기다리고 있던 송 모 씨에게 전달했다. 이때 김 씨가 받은 대가는 690만 원이다. 친모는 아기가 태어나기 전 여름 네이버 카페에 '대신 양육해 주실 분을 구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김 씨는 이 글을 읽고 접근해서 불법 입양을 중개한 것이다. 또 김 씨는 중개 과정 중 송 씨에게 "아이를 낳을 건데 경제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며 신생아를 자신의 아기인 것처럼 속였다. 범행은 친모가 아기를 김 씨에게 넘긴 뒤에 아이를 양육하지 않는데 양육수당과 아동수당을 신청해 610만 원을 타낸 혐의로 기소되며 발각됐다. 결국 김 씨는 아동매매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10월 징역 1년 2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전국에서 신생아 매매가 성행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 씨 사건을 비롯해 전국에서 암암리에 신생아 매매가 성행하고 있다. 아기를 낳은 친모가 직접 불법 입양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중간에 신생아 매매 브로커들이 개입해서 금전적인 거래가 오고 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정부와 경찰은 실태 파악도 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올해 인천, 대구, 아산에서 신생아 매매 브로커들을 잇따라 검거한 점으로 보아 관련 범행이 전국적으로 이뤄진다고 본다.
온라인을 비롯해 음지에서 신생아 매매가 이뤄지는 데에는 까다로운 입양 절차가 한몫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입양기관을 통해서 입양을 할 경우 실제로는 입양이 이루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성별을 직접 선택하는 것도 어렵다. 양부모가 되기 위해 경제력과 정신병력, 전과와 인성평가 등등의 여러 검증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브로커가 개입하지 않아도 신생아 매매는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브로커가 개입하지 않아도 신생아 매매는 온라인을 통해서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 실제 카카오톡에서 신생아 또는 미혼모, 개인 입양을 검색하면 익명의 대화방들이 열려 있다. 대화방에서는 아기를 입양 보내고 싶어 하는 미혼모와 개인입양을 희망하는 이들의 대화가 오가고 있다.
한 이용자는 중소기업의 사장대에서 아기 입양을 원한다며 마찬가지로 출산 시기와 아기 성별 현재 거주지역을 물어본 뒤에 금전적인 지원이 가능하다고 미혼모에게 개인 입양을 권유하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신이 힘든 난임 부부들은 이런 암시장에 통해서 개인 입양을 시도하는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신생아 매매에 대해서 실태 파악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금전 거래를 통해 신생아 불법 입양이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보니 경찰이 사건을 인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여성가족부가 유관기관과 실태 조사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교수는 "경찰도 디지털성범죄에만 적용하고 있는 위장수사 범위를 확대해 적극적으로 수사를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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